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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공연 -15년만에 외출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경기탑뉴스=성은숙기자] 나훈아가 2020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를 통해 며칠간 방송과 정치계를 흔들었다.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 KBS 거듭날 겁니다". "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 라는 말이 화젯 거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방송을 접한 국민들은 그의 발언에 의미를 뒀고 위안과 희망을 품기도 했으며 누군가는 정부를 비난 하는데 쓰며 정쟁의 소재가 됐다.


제주지사 ,경기지사가 나란히 페이스북을 통해 소감을 밝혔고 정치계에서도 각자의 위치에 적합한 말을 교묘히 이용 하기도 했다.

방송에서 나훈아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명절 특집 프로그램 외에 없기에 일종의 희소 가치는 그의 공연에 관객을 몰려들게 만들고 티켓파워 또한 대단하다.

이번 언텍트 콘서트도 15년 만에 TV 출연이었고 억대의 출연료를 사양하는대신 콘서트의 맥을 끊치 않으려 중간 광고를 받지 말라는 조건으로 KBS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이번 공연은 나훈아의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십분 보여줬다.

전통가요 가락을 구성지게 풀어내다 '18세 순이' 등에선 흰바지에 핑크색 자켓을 입고 원색의 레트로 복장을 한 백댄서들과 함께 트위스트를 췄고 '갈무리', '비나리'에서는 감미로운 어쿠스틱 음악을 들려줬다.

가수 나훈아를 검색하면 본명 최홍기로 시작해 부산 출생 및 그의 일대기와 이혼 경력까지 누구나 알 수있게 정보가 넘친다.

그는 고교 1학년 때 오아시스 레코드와 계약하여 '천리길'로 가요계에 데뷔했고 1970년대에는 남진과 함께 라이벌 구도를 이루었고 남진이 사주했다는(아님이 밝혀졌다) 공연 중 사고도 유명하다.

공연 중 사고를 치료하다 비밀리에 공군에 입대하여 큰 화제를 일으켰고 입대 직전 배우 고은아의 사촌인 이숙희와 결혼했다가 전역을 1년 앞둔 1975년에 이혼 하였다.

나훈아는 전역한 후 얼마되지 않아 당대 최고의 여배우 김지미와 결혼을 발표하며 큰 파란를 일으켰다.

두 사람이 김지미의 고향인 충청남도 대전 신탄진에서 신혼집을 마련하여 거주하며 몇 년의 시간을 보낸 걸 보면 일생 일대의 뜨거운 사랑을 한 기간이 아닐까 생각된다.

나훈아는 '대동강 편지'를 발표하면서  MBC 10대 가수상을 수상하고, 1982년에 '울긴 왜 울어'를 발표하며 다시금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가요계 복귀로 인해 김지미와 사이가 나빠지며 1982년에 김지미와 이혼하고 이듬해 가수 출신의 정수경과 결혼한 후 1남 1녀를 두었다는게 검색을 통해 알려진 대략이다.

친정아버지가 검정 Lp판을 곱게 닦아 턴테이블 위에 올리고 바늘을 조심스레 내려놓으면 신기하게 퍼지는 노랫소리. .  황성옛터로 시작해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 남진의 님과함께 등이 흘러 나왔다.

노랫소리가 퍼지면 겉 껍데기를(일명 앨범 자켓을)들고 사진을 보곤 했다.

곱상한 남진, 입이 저렇게 나올 수가 있을까 안타까웠던 이미자 ,뭐가그리 다 찐할까..큰 입에 진한 눈썹 '무섭게도 생겼네' 생각했던 가수가 나훈아였다.

그렇게 알듯 말듯 잊혀졌다가 2008년 야쿠자 연루설로 기자회견을 하며 뇌리에 다시 박혔다.

검은 양복을 멋지게 입고 등장해 "제가 5분간 보여드리면 믿겠습니까?"라는 말과 함께 탁자 위에 올라가 벨트를 풀고 바지를 벗으려는 행동을 보여 엄청난 화제였다.
특히나 동료 어린 여배우들이 무슨 죄냐며 남자다움을 과시 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사전행사로 열린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에 불참 했다거나 다른 가수들이 자주 초대를 받는 고위급 인사의 연회에 단 1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는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추석특집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김동건 아나운서가 언제까지 노래를 할거냐고 묻자 그는 "솔직히 내려올 자리나 시간을 찾고 있다"며 "이제는 내려올 시간이라 생각하고, 그게 길지는 않을 것 같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마치 출발선에 다시 선 백전노장의 모습에 환호했다.

오늘 (3일) 다시 스페셜 편이 방송되어 콘서트를 보지 못한 수많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 앉혔다.

지난주 추앙 받아야 마땅한 신화같은 존재로 떠올랐던 나훈아는 본인을 평생 단 하나의 직업만 가진 노래하는 사람- 즉 가수라고 밝혔다. 국민은 믿고 따를 사람이 없고 아이들이 존경하는 위인이 없어 백종원을 꼽는 시대다.

 

한편 썪어가는 감자, 버려지는 다시마를 라면 업계에 넘겨 살려 낸다거나 훌륭한 일을 한 것은 분명하고 그 노고를 인정하는 바이지만 2년 연속 국정감사에 백종원을 불러 흥행을 기대하는 정계부터 본질을 바라보는 안목이 있어야 겠다. 펭수를 국정감사에 불러내려는 코메디적 발상이 놀랍다.


보이는것이 다는 아니지만 미루어 짐작하면 나훈아는 사내답고 분명한 자기 생각이 있는 멋진 성품을 갖추었다. 30여 곡을 무난히 부를 가창력도 있으며 투박한 외모와 굵고 힘 있는 목소리에서 풍기는 카리스마도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큰 북을 치며 민속 공연단과 춤추느라 무수한 땀도 흘렸다.
개량한복도 멋졌고 무대 장치도 신경 써 만든 흔적이 역력하다.

한가위 특집답게 시청자는 즐거웠고 국민을 집안에 묶어두는 역활을 톡톡히 했고 나훈아는 출연료 없는 공연으로 대박을 터트렸다. 세종문화회관 3천 석을 다 채우고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몇백 배 이익을 남기며 이미지 장사도 성공적이다.

정치적 색채를 띄고 뱉은 말인지 확인도 안된 소리에 북치고 장구쳐 준 이들 때문에 철학하는 '테스형' 보다도 위대한 인물이 되었다.

설령 지금이 내려올 시간이라 해도 일평생 제일 좋은 이미지를 남기기에 충분했다.

보여준 것 이상을 보는 채 하지 말고 들려준 것 외의 말을 들었다 하지 말자.
그저 나훈아는 보기드문 예인(藝人)이며 그로인해 올해 추석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