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탑뉴스=박봉석 기자] “십 수년간 유치원교사를 해왔고 한 원에서 장기근속 이력이 있는 만큼 이직을 좋게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그 원에서는 딱 1년 일하고 이직했어요. 저 말고도 1년 만에 이직 하신 선생님들도 많고 몇 개월 밖에 못 버티고 나가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도 그 원에서 탈출하는 꿈을 꿔요”
최근 원장과 교무부장에 의한 교사 폭행•협박•감금 등으로 충격적 논란을 빚고 있는 화성시 기안남로에 위치한 A유치원에 진실여부가 세간의 관심을 받으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A유치원 관련 최초 기사 보도한 ‘화성시를 사랑하는 기자연합회(이하 화사연)’에 A유치원에 근무했다가 이직했다는 B교사에 추가제보 의사가 전해져 지난 10일 어렵게 인터뷰를 진행 했다.
B교사는 인터뷰를 통해 “기사를 보고 용기를 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A유치원 분위기는 원장님 기분에 따라 정해져요. 항상 험악한 분위기였고 원장님은 특유의 비꼬는 말투로 교사들에게 막말을 자주 했어요. 대부분의 교사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또한 교사들끼리 수업관련 의견을 나누는 SNS 메신저를 자신과 공유하기를 강요하고 이를 거절하자 ‘그럼 선생님을 신뢰할 수 없다며 고용할 수 없다’는 식으로 말한 경우도 있다”라며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이어 이직하는 교사들의 부당성에 대해 “먼저 사직서를 내는 선생님에게 어디 원으로 가는지 원명을 적으라고 말해요. ‘이미 그 원에서 다 들어 알고 있으니 써라’고 강요하십니다. 그리고 원에 채용될 때 교원자격증 같은 선생님들 개인 자격증을 원본으로 받으세요. 문제는 퇴직 시 이런 것 들을 잘 돌려주질 않으세요. 이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면 새로운 원에도 제출해야 하는데 사본이면 상관없지만 원본이라 결국 다니던 대학에 가서 새로 발급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 합니다”라며 그 불편함을 설명했다.
또한 “퇴직처리를 안 해줘서 교사들이 불편함이 많아요. 이직도 이직이지만 쉬시는 선생님들은 사학연금 같은 것을 신청해야 하는데 제대로 하기 힘들죠. 제출한 도장 같은 경우는 ‘목도장으로 새로 파면 될 일이지’라며 오히려 핀잔을 주십니다. 어디에 쓰이는지는 모르겠지만 화성시 유치원들이 교사 개인 도장을 받는 곳이 많습니다”라고 밝혔다.
B교사는 특이한 경우도 있었다며 “A유치원 근무당시 한 종일반 선생님께서 저에게 수당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종일반 한 반에 담임선생님 한분과 파트타임 선생님 두 분이 계시는데 교육청에서 나오는 수당을 담임이 아닌 파트타임 선생님 통장으로 받아 그 수당을 다시 원장님께 돌려드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희는 교사급여 내역서를 받지 못하니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상식적이지는 못하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특이한 경우는 또 있습니다. 출퇴근 명부를 1년 치를 한 번에 주시면서 6시 30분 퇴근 했다는 선생님들 싸인을 다 받으셨습니다. 저는 단 한 번도 그 시간에 퇴근한 적도 없었고 1년 동안 대부분 8시에서 10시, 행사라도 있으면 12시 이후 퇴근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도 대부분 다 똑 같은 상황이셨고 한번은 너무 많은 야근에 선생님 남편이 원에 찾아온 적도 있었습니다”
A유치원 환경에 대한 질문에 B교사는 “원장님이 완벽주의 성격이 있으셔서 원에 일은 잘 처리하셨던 걸로 기억됩니다. 아이들 음식은 정말 잘 해주셨는데 유독 냉난방에는 아끼셨습니다. 겨울에는 아이들이 추워서 패딩이나 점퍼를 입고 수업을 들어야 했습니다. 한번은 학부모님이 원에 전화하셔서 난방을 안 켜냐고 물으셨고 그때만 급히 보일러를 켜라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들도 수차례 요청했지만 돌리고 있다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하지만 학부모 상담이나 원내 행사가 있으면 땀이 날 정도로 더웠던 기억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부모님들이 선생님들과 다 같이 나눠 먹으라고 음식을 주실 때가 있습니다. 저희에게 돌아올 때는 음식이 상해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빵에는 곰팡이가 핀 것을 먹으라고 주신적도 있고 3개월간 교무실 한쪽에 방치된 어떤 음식은 색이 까맣게 변해 버린 것도 있었습니다. 음료수는 대부분 원장님이나 이사장님이 다 가져 가셨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사장님이 A유치원과 또 다른 유치원을 운영하셨기에 매주 저희 유치원에서 회의를 하셨습니다”라며 씁쓸한 마음을 내비쳤다.
인터뷰를 끝마치며 B교사는 “원장님은 선생님들에게 항상 ‘나는 무서운 사람이다’라고 주지시키셔서 두려운 마음에 지금껏 가슴에 묻고 살았습니다. 또한 이번일도 결국 금방 묻히고 말겠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피해 교사가 분명히 생길 거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야한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 당시 A유치원에 근무했던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도움을 주고자 이렇게 나섰습니다. 부디 많은 유치원 선생님들이 제대로 된 환경에서 교육자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며 호소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일과 관련 담당부서와의 협의를 통해 신속히 사실유무를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유치원 감사 및 적합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