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탑뉴스=박봉석 기자] 수원시가 창작자인 지역 예술인과 수혜자인 시민이 모두 융성한 문화예술을 누리는 도시를 향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지원책부터 생활 예술인들의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골목 곳곳으로 넓히는 노력이 겹겹이 쌓이는 중이다. 문화예술 도시로서의 품격을 높이려는 수원시의 전략을 확인해 본다.
◇수원시 지역 문화예술인의 삶을 윤택하게!
수원시는 올해 지역 문화예술인에게 연 150만원의 기회소득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감염병이 확산해 대면 활동이 제한되면서 극심한 어려움을 겪은 지난 2020~2022년 ‘예술인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적은 있지만, 창작 활동에 소득 개념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는 것은 처음이다. 예술인들이 생활고로 인해 예술을 포기하지 않도록 안전망을 확보하려는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한 것이다.
수원시 예술인 기회소득 사업은 신중하게 추진됐다. 대상 인원이 많아 예산 확보가 필요했던 만큼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자 원로 예술인 간담회, 예술인 대토론회 등 지속적으로 예술인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지속적인 노력으로 지난해 9월 ‘수원시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 조례’를 제정해 시행할 수 있었다.
예술인 기회소득은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인 경우 1인당 연간 150만원의 현금을 지원한다. 지난 4월 접수 당시 수원의 지역예술인 1천32명이 지원해 소득심사를 거쳐 837명이 대상으로 선정됐다. 지난 7월 1차분이 지급됐고, 오는 9월 2차분이 지원된다.
‘스스로 빛나는 달’이라는 예명의 싱어송라이터 김다현씨(25)는 “하루하루 아르바이트를 해서 본업인 음악활동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데, 예술인 기회소득을 지원받게 돼 한 달 정도는 창작활동에만 몰두할 수 있어 좋았다”며 “스토리를 기반으로 공감각적 느낌을 살리는 음악을 만들어 거리공연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시는 지역 예술인들이 새로운 미래 예술에 적응하도록 연습하는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핵심 미래 산업인 AI를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접목할 수 있도록 지역 문화자원과 기술을 창작자 중심으로 연결하는 ‘미디어 콘텐츠 제작 활성화’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수원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에게 비용과 AI 전문가 멘토링을 지원해 단편영화나 미디어아트, 공익영상 등을 제작하도록 돕는다. 올해 첫 시도로 5개 사업을 통해 30명(팀)에 달하는 창작자들이 첨단기술과 예술의 접점을 만들어가고 있다.
예술인 기회소득과 AI를 활용한 미디어콘텐츠 제작 활성화 사업 등은 수원시가 문화예술인의 활발한 문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새로 도입한 사업이다. 수원시는 이를 포함해 올해 총 47개 문화예술인(단체) 지원사업을 추진, 총 38억9천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여러 장르와 단체의 지역 예술인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전문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 공간도 지원한다. 시각 예술 작가 13명의 레지던시 공간인 푸른지대 창작샘터, 공예 작가 6명의 레지던시 공간인 지동예술샘터, 문인협회 등이 활동하는 문학인의 집 등 문화예술공간과 시설을 운영한다. 각 공간들은 오픈스튜디오, 상설 전시, 토론 및 연구모임과 같은 프로그램이 열리고 작품의 원활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지역 예술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시민 누구나, 수원 어디서나’ 문화예술 향유
수원에서의 문화예술은 전문가나 창작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수원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일상에서 예술을 누리고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으로 예술 참여 기회를 보장하며 저변을 넓히고 있다.
먼저 지역 문화 생태계의 주체가 될 청년 예술인에게는 성장의 발판을 놓는다. 수원시는 ‘유망예술가 지원사업’으로 청년 예술인들에게 최대 500만원의 작품활동비와 자문 등 창작활동을 지원한다. 또 111CM 공간을 활용해 예술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수원아트랩’ 사업은 청년에게 우선 기회를 준다.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장애인이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비장애인과 통합하는 지름길도 문화예술 활동으로 빚어낸다. 수원시는 장애인 문화예술 전문가를 육성하고, 장애인예술단체의 창작 발표 활동,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협업을 지원하는 등 ‘장애인 문화예술 진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년보다 15% 이상 관련 예산을 늘려 장애인예술단체 지원을 확대한다.
지역 밀착형 문화 프로그램이 자생하도록 풀뿌리 예술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예술인들이 직접 소규모로 문화예술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소규모 문화예술행사 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수원지역 문화예술단체나 예술인이 주관하는 행사나 거리공연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한다. 올해는 규모를 대폭 늘려 올해 77개 공연을 선정하고 예산도 25%나 늘려 수원지역 문화예술 생태계가 활발한 생명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수원의 전문 문화예술인과 단체를 위한 문화예술 공모사업도 추진 중이다. 문화예술 창작지원, 경기예술활동지원, 형형색색 문화예술지원 등 다양한 지원사업으로 올해 60건의 예술활동을 지원한다. 수원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콘텐츠, 사회배려계층 배려 등 문화예술 지원에서의 사회적 가치 확산에도 관심을 쏟는다.
생활 예술인들이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해 운영한다. 새빛 생활예술인 활성화를 위한 사업으로 생활예술단체 100팀 가량의 공연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것. 음악, 무용, 연극, 마술 등 다양한 생활예술 참여자들이 공연으로 무대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수원시는 거리와 골목 곳곳에서 문화예술이 퍼져나갈 수 있도록 18곳의 버스킹존을 확보해 운영하고 있다. 거리공연을 원하는 누구나 사전예약을 통해 기회를 얻는다. 또 새빛동행길(동네가 행복한 길거리공연) 버스킹은 오는 11월1일까지 총 24회 진행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지역 예술인과 주민이 예술로 소통하는 시간을 만든다.
◇2025 가을 문화·예술 공연·축제 “놓치지 마세요!”
수원시는 문화예술의 다채로움을 시민들이 직접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올 가을에도 발레와 재즈, 공연과 전시는 물론 체험까지 예술적 경험을 총망라하는 문화예술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수원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규모 무료 공연 일정을 확인해 참여하면 예술적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다.
먼저 수원의 대표적인 예술 축제 중 하나인 ‘수원발레축제’는 9월5~6일 제1야외음악당에서 열린다. 5일에는 수원에서 발레의 꿈을 키우고 있는 유망주 발레단, 6일에는 국립발레단 등 정상급 전문 발레단의 공연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수원재즈페스티벌’은 오는 9월19~20일 개최된다. 광교호수공원 재미난 밭에서 오후 5시부터 시작되는 공연은 편안하고 감미로운 재즈 음악과 자유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아름다운 경관을 배경으로 김윤아와 웅산밴드 등 걸출한 아티스트들이 누구나 만끽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해외 아티스트들도 참여한다.
도심 속 축제를 표방하는 ‘문화도시 수원 페스티벌’은 오는 10월25일 수원지역 예술인과 시민의 마음에 꽃을 피울 예정이다. 제1야외음악당 메인 무대에서 수원시 예술인들이 만들어가는 음악회와 힐링콘서트 공연이 열린다. 또 행궁동에서 활동하는 로컬 인디뮤직 아티스트들의 공연 등이 행사장 곳곳에서 진행되며 문화도시 수원의 생동감을 전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품격은 높은 전문 공연도 감상할 수 있다. 오는 9월5~7일 수원SK아트리움에서 진행되는 뮤지컬 ‘향화’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수원시립공연단이 수원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 김향화의 삶을 조명하는 의미가 큰 작품이다. 또 9월18일에는 수원시립교향악단의 299번째 정기연주회가 수준 높은 클래식 연주를 선보인다. 정조테마공연장에서도 9월20일 고상지 트리오가 출연하는 ‘반도네온과 함께 떠나는 이 세계 여행’, 10월11일 ‘웅산X난장’이 등이 진행된다. 모두 1~2만원이면 만날 수 있는 고퀄리티 공연들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시는 예술인의 자립 기반 조성과 주민 참여 확대를 문화예술정책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며 “수원의 예술인 누구나 안정적으로 창작하고, 수원시민 누구나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